이런저런 얘기들 97

Posted at 2012/01/24 22:09// Posted in life in Seoul


건강이 좋지 않아 한동안 홍삼을 챙겨 먹었더니 이제 그 체력으로 만날 술 마신다. 처음엔 괴로워서 마셨는데 계속 마시다 보니 마음이 갉힌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주당인 줄 알겠으나 주량의 실상은 세 잔. 술을 부르는 얼굴(..)이 따로 있는데 그와 만나면 늘 술먹고 늘 취해서 늘 취해야만 할 수 있는 얘기를 하다 집에 가서 늘 복기한다.

마흔이 되어도 따질 건 따져야 한다며 소위 이효리론을 설파 중이다. 이효리는 서른 다섯이라도 이효리고, 신봉선은 스물 다섯이라도 신봉선이라는 논리. 뜬금없이 등장하는 신봉선에겐 미안하지만 아무튼 요새 내가 꽂힌 지론이다. 그러자 동생이 말했다. "누난 이효리가 아니잖어."
효리언니 죄송해요. 전 제가 이효리인 줄 알구 그만.
 
일이년 이전의 포스트들은 모두 비공개로 바꾸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옛 자취엔 쓰지 않아도 될 이야기가 너무 많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연애할 때 올려놓은 글들은 연애가 끝날 때마다 싹 정리했다. 공개적으로 남은 건 고독을 외치고 남자를 연구하는 글들 뿐이라 누가 보면 모태솔로인 줄 알겠네.  

왜 이렇게 유치해. 그 나이를 먹고도 사람들은 다 유치해. 그리고 스물 한 살 때랑 다를 바 없이 나도 여지꺼정 유치해. 

서른 넷 직장인이라 안정적일 줄 알고 만나다 알고 보니 서른 셋에 입사했다고 하면 이건 뭐 웃어야 되냐 말아야 되냐. 요새 사는게 코미디가 따로 없다. 당최 자리잡은 남자는 한반도에 존재하긴 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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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sk
    2012/01/26 21:00 [Edit/Del] [Reply]
    술은 먹으면 먹을수록 실력이 향상됩니다. 화이팅..!
  2. 2012/01/27 23:02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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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지울 이야기

Posted at 2012/01/22 01:18// Posted in fragments



봄베이 토닉과 매화수를 연이어 마셨더니 두개골이 쪼개질 것 같다.

일년 사귀면 한 달, 이년이면 두 달, 삼년이면 세 달만 애도하면 된다고 애정남이 분명히 정해준 걸로 아는데, 고작 일년 만난 남자를 잊느라 꼬박 일년이 걸렸다는 건 너무 가혹한 처사 아닌가. 얘보다 오래 사귄 애도 있었는데. 무엇보다
구할의 남자를 만나 사랑한 죄로 이제 시중의 칠할이나 팔할들은 도무지 눈에 차질 않는다. 더 이상의 구할이 나타나지 않으면 어떡할거야. 대기권에 없으면 어떡할거야. 

그래도 잊었느냐는 질문에 완전히,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라고는 대답할 수 있는 자격을 비로소 갖추게 되었다. 북해도와 바르셀로나까지 날아가며 발휘한 의지는 아무쪼록 쓸모가 없었고 오직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 추억을 더듬고 이름을 속삭이던 밤을 미치지 않고 버텨준게 대견하다.
이건 취해서 쓰는 이야기. 술 깨면 지울 이야기. 



변덕스레 지웠다 살렸다 하는 통에 글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보이다 안 보이다 한다. 아직 정신 덜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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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22 10:26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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