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얘기들 35
Posted at 2009/06/14 21:39// Posted in life in Seoul-
윤중로에 벚꽃 보러가서 하늘에서 팝콘 떨어진다고 좋아하던게 분명 어제였는데. 스물다섯보다 여덟배 빠른 속도로 스물여섯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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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 쿨하스가 경희궁에 만들어놓은 기특한 건축물을 알게 된 건 트랜스포머가 공사중일 때부터였다. 게으름 탓에 최근 들어서야 한 번 가보려는 채비를 하려다 누군가의 미니홈피를 보고 적잖이 식겁했다. 트랜스포머는 분명 도산 및 학동사거리의 그렇고 그런 스팟들과는 달리 분명 대단히 의식적이고 고무적인 결과물인데, 물론 예상하지 않은 바는 아니지만, 적지 않은 이들에게는 별다를 것 없는 된장질의 성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심지어 논현의 플래툰 쿤스트할레조차 목적에서 변질되어, 정통인디에 충실한 본래 용도에서 비껴난 청담동 개날라리들의 클럽이 됐으니 말 다했다. 더 큰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두 곳에 가기 싫어진 건 아니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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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사 서양 된장남녀들의 명품과열 타파를 외치며 H&M과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한 칼 라거펠트조차 저렴하게 출시했던 그의 티셔츠가 사재기 후 이베이에서 웃돈 얹어 판매되는걸 보고 절규했다니 이런 목적 윤색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써놓으니 내가 무슨 에코백만 들고 다니는 집시같은데 사실 나도 명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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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에서 테라스 까페가 뜨고있다는 기사를 보고 오분간 웃었다. 물론 나역시 오래 전부터 파티오에 목숨거는 부류 중의 한 명이고 햇살받으며 커피마시고 사람구경하는 걸 대단히 좋아하지만, 그건 한국에 살지 않았을 때 얘기다. 서울은 꽤 예쁜 도시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파티오가 어울릴 수 있는 도시는 아니다. 이런 서울에도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 파티오 수요층이 늘어나게 되자 신규창업자 및 기존 까페주인들이 파티오를 있어서는 안될 곳에 억지로 우겨넣고 있는 중이라 심지어 육차선 대로변이라든가 신촌(맙소사) 따위에까지 어설프게 창궐 중인데, 요지는 내가 아무리 파티오를 좋아해도 이건 좀 아니라는 거다. 파티오에도 TPO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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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흉이 아닌 길이며 축하받을 일이다. 나는 섣부른 악플에 시달리는 공인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주의하고 또 주의해 온 사생활에 더 만전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단히 공식화된 연애가 종료되고 후폭풍으로 찾아온 뒷수습을 하느라 골반이 휠 뻔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있지만, 이제는 우리 아빠가 결혼식장에서 젊은 놈한테 내 손 넘겨주기 전까지는 입 꽉 다물고 살거다. 그게 술안주거리로 올려질만큼 가볍지 않은 내 사생활에 대한 예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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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된 이후 삶에서 강탈당했다고 느낀 백팔십가지 중 세번째 정도로 아까운게 평일의 여유다. 수업째고 놀러다니던 시절은 이제 평생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마티네 공연은 커녕 오후 일곱시 반의 행사도 참석여부가 불투명한 삶이 지속되면서 한가한 오후의 서울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지 달력을 돌려봤다. 이 모든 허무함의 근본적인 원인은 엄마가 얼마 전 아람누리에서 근사한 마티네 공연을 보고왔기 때문이다. 하기사 이건 굳이 사회생활의 기회비용이라기 보다는 내 자신이 그 여유를 온전히 즐기는 방법을 점점 잊어버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 반차를 썼는데 딱히 하는 것도 없이 홀랑 날려버린 후 더더욱 이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