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열'에 해당되는 글 3건
이런저런 얘기들 70
Posted at 2010/08/19 11:04// Posted in life in Seoul앞머리 기르다가 그나마도 없는 성질머리 더 버리게 생겼다. 앞머리님은 내게 생리현상 참는 것보다 천배는 끔찍한 인내심을 요구하고 계시다. 여긴 광화문 아모카.
요즘 포스팅이 없는 이유: 같이 올릴 사진이 없어서. 빨리 그리스를 갔다오든지 해야지 나원참.
아이폰4을 예약했는데, 장담하건대 애플은 얼마 안 가 서비스 때문에 망할 거다. 이십일세기에 이런 식의 고자세 커뮤니케이션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직관적 디자인이고 어쩌고 간에 이건 다 사람이 팔고 사람이 사며 사람이 쓰는 물건이 아닌가.
9월 9일-13일 KIAF. 넉 달 전부터 기다렸다. 마치 구매할 그림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1Q84 3권을 샀는데, 산토리니 가서 읽으려고 첫 페이지부터 쟁여놓기로 다짐한 터라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다. 퇴근길 전철에서 다섯사람 당 한 명 꼴로 이걸 읽고 있는 걸 보고 하루키가 한국을 점령했다는 걸 이제사 알았다.
왜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그들의 움직임이 젊은 사람들보다 한참 느린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래서 뒷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것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기를 쓰고 먼저 타고 내리려 드는걸까?
최근 맛있었던 곳들: 안국동 EST1894, 을지로 태성골뱅이, 이태원 로스 아미고스, 삼청동 갑산면옥. 로스 아미고스 치미창가에 궈카몰리를 듬뿍 얹어 먹으면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고나.
정이현의 새 장편소설 '너는 모른다'를 읽었는데, 예술적 평가야 어떻든 정이현의 글은 흡사 기욤뮈소 수준으로 흡입력이 정말 좋다. 슬프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언더커버로 출발한 주원이 구마준으로 활약하며 동탑(강동원+탑)으로 사랑받는 걸 보니 사람 인생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작 그 때 히어로였던 우리 김무열이는 브라운관에선 빌빌대고 있는데...아 갑자기 슬퍼지네. 김무열 왜 안 뜨나요.
이런저런 얘기들 44
Posted at 2009/11/11 18:33// Posted in fragments경 제15회 한국 뮤지컬 대상 남우주연상 축
역시 김무열이 진리. 조정석까지 조연상 따내면서 스프링 어웨이크닝 경사났네.
둘이서 쌀국수 먹다가 뜬금없이 합의보고 170라운지 다시 시작했다. 과거의 영화를 위해서...는 아니고 책내고 취직하려고.
회사에 대형사고가 하나 터지면서 한동안 재직의욕이 곤두박질쳤다. 일련의 패륜적 사건을 지켜보며, 사람간이든 회사간이든, 매사에 최소한의 의리와 도덕은 필요함을 느낀다.
그리하여, 근로욕구 회복을 위해, 우리 회사의 좋은 점을 생각해 보았다.
-자기 일 끝나면 상사 눈치 안보고 바로 퇴근하는 자유로움
-출퇴근 시간 가지고 터치 안하는 회사 분위기
-PR회사라고는 믿을 수 없는 업계 최저수준의 야근
-매월 주는 인센티브 및 법인으로 긁을 수 있는 점심값 저녁값 택시비
-내 머리염색 및 비일반적 옷차림을 존중해주는 포용력
-주말에 출근 안하는 철저한 주 5일제
-신입사원에게 여름휴가를, 그것도 9일간 허락한 존중성
-술 안마셔도 충분히 향유 가능한 사내문화
-부장님의 심각하게 웃긴 개그와 개념탑재한 팀원들
-삼년 근속시 주어지는 안식월 제도
-일산에서 출퇴근이 쉬운 지리적 요점
이렇게 써놓고 보니 무슨 천국같은데...이정도 장점만큼의 불만도 쌓여있긴 하다.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찾아와서, 자정이 훌쩍 넘어 선잠이 들면 밤새 열댓개의 꿈 속에서 괴로워하다가 지쳐 눈뜨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이른 아침과 오후에 너무 괴롭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성질 죽이기 마인드 콘트롤 연습중.
세상에서 제일 하기 싫은 일 : 미디어리스트 만들기.
우리 부장님이 무척 신경쓰시는 거고, 중요하다는 것도 아는데, 진짜 심각한 노가다다. 심지어 먼쓸리보다 더 싫다.
간만의 제안서위크=팀 전원 야근중. 오랜만에 야근하려니까 미치겠다...(그래봤자 여덟시 반)
지난주 한국경제TV에서 클라이언트 CEO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대표님이 말씀하셨다.
"오늘 방송 나온다고 해서 아침에 우리 마누라가 비비크림도 발라줬는데. "
Q: 이 말 듣는데 왜 내 가슴이 뭉클했지?
A: 저 나이에 저렇게 바람직한 부부관계가 흔치 않을 것 같아서
연이은 연예인 결별 뉴스를 보면서 느낀 생각은, 기실 그만큼의 열애 소식도 많긴 하지만,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 거다. 김주혁도 헤어지고, 안혜경도 헤어지고, 김재우도 헤어지고, 엄태웅도 헤어지고, 아무튼 자신만큼 사랑하며 그렇게 오래 아껴오던 연인을 남남으로 만들어버리는 세월이 부질없기만 하다. 요즘 듣는 리쌍의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를 들으면 이 잔인함이 눈에 밟힐만큼 생생하게 다가온다. 태양은 뜨거운데 네 맘은 얼어 있네, 그럼 좋은 시절이 다 무어냔 말이지.
리쌍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내 몸은 너를 지웠다' 같은 곡은 순전히 전주의 기타 리프가 좋아서 듣는다. 평소 나의 도덕관념에 대입하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가사 내용이지만 삼십번 넘게 듣다보니 비로소 개리가 읊는 근본적인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술마시고 옛애인에게 전화해서 질질 짜든 집 앞에서 기다리든 몸을 섞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결론적으로는 상대를 완벽하게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다. 안타깝지만 그건 미련이라기 보다는 망각의 과정일 뿐이다. 그런 시기를 거치며, 서로의 삶에서 서로가 사라지는, 내가 연애에서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단계에 다다르면, 내 몸은 너를 지우고 내 마음도 너를 지우고, 결국 언젠간 상대의 웃음조차 온전히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전 휴대폰을 다시 쓰고싶어져서 오랜만에 켰더니 일년 전의 문자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하나하나 읽어보다가 울 뻔했다. 모든게 다 내 잘못인 시절이었구나. 미안해.
Spring Awakening
Posted at 2009/10/03 23:31// Posted in cooool stuff실제로 내가 체감한 학창시절도 멜키어가 느낀 그것과 같은 비논리의 연속이었다. 교복도 입히지 않고 내 꾸준한 염색도 눈감아줬을 정도로 자유분방하기로는 사대문 안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던 나의 고등학교조차 특별한 이유도 없으면서 남녀짝꿍을 허용하지 않았다. 왜 스무살이 되기 전에 귀를 뚫으면 안되는지, 학교에 반바지를 입고 가면 왜 안되는지, 왜 대학과 성적과 미래 따위의 고리타분한 것들 때문에 연애를 참아야 하는지, 떨어건 내 성적인데 왜 나보다 남이 더 난리를 치는지, 학교는 나에게 항상 말도 안되는 것들을 요구하면서 왜 나는 학교에게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는지, 왜 도저히 공부하기 싫은 날에도 무조건 학교에 남아있어야 하는지, 아무튼 학교라는 제도권에 대해 그때도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멜키어의 십구세기에도, 그리고 나의 이십일세기에도 순수를 탄압하는 규율과 무능한 선생들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논리가 존재하는 장소가 학교라는 사실은 전혀 변함이 없단 얘기다.
그러므로 학교의 이름을 더럽히고 부모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사회를 부도덕하게 만든 건 모리츠도, 멜키어도, 벤들라도 아닌 그 말을 지껄이는 어른들 자신이다. 똑똑하고 착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파국으로 끝나는 세상의 끝으로 몸소 등을 떠민 것도 어른들이다. 절망에 빠진 이 어린 청춘들에겐 부조리한 것을 부조리하다고 말한 죄, 서로 흐르는 감정에 충실한 죄밖에 없었으니까. 어른이 되는 댓가가 이런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짊어지는 것이라면, 난 영원히 어른이 되기 싫었다.
멜키어 역의 김무열이 드라마 출연으로 시월 사일까지만 공연한다길래 얼른 티켓을 끊어 이층 첫번째 줄을 사수했다. 그는 배우보다 배역이 돋보이는 좋은 마스크를 가졌고, 무엇보다 눈빛과 잔근육을 필요로 하는 아주 섬세한 감정연기가 탁월했다. 그리고 이건 중요한 건데, 너무 잘생겼더라. 파우스트를 읽다가 모리츠를 맞이하는 장면에서 공연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는걸 보고 흡사 아폴론 강림하신 줄 알았다.
아 나도 아이폰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