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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Posted at 2009/03/07 13:55// Posted in preference미팅이 있어 여의도에 갔던 참이었다. 경칩이 믿기지 않을만큼 쌀쌀한 날씨에 낯익은 세 청년이 희한한 옷차림으로 길거리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긴머리 가발을 쓴 유재석은 꽹과리를 쳐대고, 전진과 노홍철은 맨살이 다 드러나는 발레복을 입고 해괴한 춤을 추며 횡단보도에 서있던 내게 다가왔다. 컨셉조차 알 수 없는 이 퍼포먼스는 점심시간과 맞물린 덕분에 구름처럼 모여든 여의도 직장인들에게 생활의 활력소를 제공했고, 얼떨결에 서대문 직장인인 나까지 득템한 셈이 됐다.
한없이 부끄러워하는 전진과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껑충대는 노홍철을 보며 리쌍의 노래 '광대'를 떠올렸다. 물론 그들이 좋아서 선택한 직업라는거 잘 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은 사회에 내던져진 여느 직장인들처럼 이 모든게 다 지긋지긋할 때도 있겠지. 달랑 홑겹만 걸치고 이 추운 날 코트입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으며 춤을 춰야하는 것도, 우리의 손가락질과 웃음에 더 큰 웃음으로 응대해야 하는 것도, 매일 평균 이상의 부끄러움을 참아내야 하는 것도, '무한도전'을 보지 않는 나같은 사람들에게까지 자신들이 웃기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하는 것도 모두 다.
현실적으론 한 회당 출연료로 직장인 몇 달 월급에 준하는 액수를 받는 이들인지라 혹자는 그들이 그만큼의 보상을 받지 않느냐며, 자신도 그만큼 받으면 저런 짓은 기꺼이 할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삶에서 돈은 설명할 수 없이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우리가 과연 그 돈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이 어디까지를 생각해보면...저들은 '매순간' 그러고 살며 그 와중에 우리를 웃음짓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까지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핸드폰 카메라를 열어대는 사람들에 매일 둘러싸여 살아야 한다면, 초딩들이 다가와 '웃겨봐'라고 반말하며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일상을 감수해야 한다면, 미친놈 소리 들으며 여의도 대로에서 춤을 춰야 한다면, 월급의 몇 배를 준대도 난 못하겠다.
좋아서 하는 일, 즐기며 하는 일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나는 저들이 그저 조금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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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ㅁ2009/03/07 17:45 [Edit/Del] [Reply]진짜 안쓰럽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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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el_2009/03/08 01:52 [Edit/Del]저것이 (나를 포함한) 노동자들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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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댁곰2009/03/07 20:16 [Edit/Del] [Reply]아 나 진짜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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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chel_2009/03/08 01:52 [Edit/Del]나도 공유가 간절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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