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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쿠우스 (7) 2010/01/02

에쿠우스

Posted at 2010/01/02 23:52// Posted in preference


공연일의 조간신문 리뷰에는 절대 다수인 여성 관객들이 근육질 말(馬)을 보느라 정작 말(言)은 못 듣는다고 했다. 실제 관객석에도 쌍쌍의 여자들이 대다수였는데, 그들이 연극 에쿠우스를 보러 왔는지 말을 보러 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몇 년 전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가 내한했을 당시를 돌이켜보면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도 나로서는 말을 위해 공연비를 지불하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 설마 싶었다. 말을 보려면 경마장에 가면 되고 말같은 사람을 보려면 해밀턴 호텔 수영장에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대사 처리는 압도적이지 않았지만, 좋은 배우인 류덕환은 알런과 참 잘 맞았고 조재현은 등장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후반부에 알런이 말들의 눈을 찌르는 절정의 시퀀스가 제일 좋았다. 알런이 숭배하고 두려워하는 것들의 가치,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보편적 기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난 후 한 무리 여자들의 소감이 들려왔다. "말들 몸매 너무 좋더라."

공연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에쿠우스는 이렇게 소비되고 있다. 하기사 퇴장시 아예 말들을 복도에 전면배치한 걸 보면 안타깝게도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본 말들은, 말 연기를 정말 잘했다. 동반인은 말에게 자극받아 운동을 시작해야겠다고 했다. 말에 대한 우리의 감상은 이게 끝이다.

+ 에쿠우스는 난해한 연극이다. 정신역동이론으로 따지자면 알런은 성격발달 3단계인 남근기의 전형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아버지에 대한 우상화 및 반항심, 그리고 전이된 공포의 대상인 말에 대한 신격화와 동경이 이를 뒷받침한다. 질로 인해 촉발된 성에 대한 호기심은 알런의 리비도를 극대화시키고 거세불안에 말의 눈을 뽑아버린다는 설정은 스스로 제 눈을 뽑는 오이디푸스에 비견할 만하다. 다이사트의 치료로 인해 종국에 알런은 남근기에서 잠복기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데, 아무튼 결론은 이놈의 프로이트는 어렵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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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EVIEW :: 에쿠우스 // being in the world by jsk 2010 2010/01/03 00:21 [Delete]
  1. 2010/01/03 00:22 [Edit/Del] [Reply]
    무려 트랙백을 날렸달까(..)
  2. 2010/01/04 01:36 [Edit/Del] [Reply]
    비밀댓글 입니다
  3. 2010/01/04 09:02 [Edit/Del] [Reply]
    언니, 늦었지만 새해축하! 나 돌아와써요 꺅
  4. YJ
    2010/02/11 15:34 [Edit/Del] [Reply]
    나중엔 사람보다 말같더라. 끝나고 연출님과의 대화같은게 있었는데
    조재현은 어려운 대사는 무조건 다 뺐다고
    했지만 결국 어떤 사람이 눈을 찌르면서 알렌이 행복했을 것 같다고 하자
    말그대로 연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줬어. [100자내외로 요약] 이렇게 ㅠ,ㅠ

    나의 첫 평도 한무리의 여성들과 다를바 없었지만
    연출님과의 대화는 있으니 연출님이 안타깝고 없자니 관객들이 안탑까웠달까.
    어제보고 왔는데 깜놀 ㅋ

Lovely comment to Ra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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